13.67

🤍2013년부터 1967년까지 역행으로 사건이 흘러가 제목이 이러함.
 
🤍책 두께가 벽돌이라 내가 이걸 소화할 수 있을까 겁먹었는데 주인공은 같고 시대가 다른 에피소드 6개라 어렵지 않게 봤다.
 
🤍글을 잘 쓴 건지, 번역을 잘한 건지 홍콩의 낯선 이름들이나 지명을 제외하면 굉장히 술술 잘 읽히는 면모가 있다.
 
🤍홍콩에 대한 거라곤 홍콩영화 몇 개와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1997년에 주권이 반환되었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 묘사하는 장소와 상황 대부부이 낯설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재밌었다. 정치적 상황이나 배경이 사실적이니까 몰랐던 홍콩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아가는 느낌. 당시 홍콩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재미도 훌륭하다.
 
🤍아무런 정보 없이 봐서 <흑과 백 사이의 진실>을 읽기 시작한 초반엔 SF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좋았던, 단숨에 읽어버린 에피소드는 <테미스의 천칭>이다. 위장잠입하는 것도 쫄깃했고 상황도 긴박해서 내가 보던 홍콩 영화를 접목할 수 있어서 상상하기 좋았다. 그리고 범인의 정체도 정체지만 그 동기가 놀라웠다. 고작 그런 일로 사람들을 죽여? 그 머리로 왜 공무원을? 이런 생각도 들었고 상사의 말에 불복한 결과도 희한하게 흘러가서 역시 알 수 없는 인생사라는 느낌이 들었다네요. 
 
🤍생각해 보니 <가장 긴 하루>도 좋았음. 죄수 탈옥과 황산 테러에 대한 이야긴데 동기도 그렇고 트릭도 다 완벽했던 것 같음. 추리소설로서 완성도가 높았다는 생각이 든다.
 
🤍<빌려온 공간>은 납치 사건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거기에 나온 카페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 듯.
 
🤍보면서 제일 황당했던 건 역시 제일 마지막 에피소드 <빌려온 시간>이었는데 갑자기 시점이 1인칭으로 바뀐다. 그리고 이 트릭은 제일 마지막 문장으로 풀리게 되는데 독자는 '저기요..' 하면서 책 제일 앞 부분부터 다시 읽게 되는 매직.
 
🤍개인적으로 소제목이랑 에피소드랑 매칭이 잘 되지 않는다. 걍 기억하기 쉽게 직접적으로 ㅇㅇ 살인사건 < 인 것이 좋은 나.
 
🤍마지막 작가에 말에 보면 추리 소설은 본격 추리소설(트릭 위주, 단서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논리적 재미에 중점을 둔 소설)과 사회파 추리소설(사회현상을 반영한 인간의 본성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둔 소설)로 구별할 수 있는데, 작가는 각각 에피소드를 읽을 땐 본격 추리소설이길 바랐고, 여섯 편을 합쳐 거시적으로 봤을 땐 사회파 작품이 되었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약간 홍콩 관광 홍보책 같다. 소설 속 배경이 된 실제 장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만큼 배경 묘사에 게으르지 않고 그렇다고 질리지도 않게끔 적절하게 들어가 있음. 

방치되었던 책 카테고리에 오랜만에 포스팅하는데 그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진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