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솔직히 1,2화 서사 너무 지치고 특별한 게 없어서 끈기 없는 어른인 나는 곧장 하차했을 각이지만, 동생이 제발 게임 나오는 부분까지 보자고 하여 동의했고 결과적으로 끝까지 다 보았다. 데스게임 장르는 10대때 즐겨봤던 것 같고 이후엔 그냥저냥이었는데 이렇게 한국 문화를 듬뿍 반영한 데스게임은 확실히 신선한 부분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콘텐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 있는 한편, 오징어게임에겐 좀 과분한 관심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건 오락 콘텐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며 인간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어떠한 원리도 끌어낼 수 없다.

 

자신의 목숨'값'을 한탕주의와 등가 교환한 사람들. 그들의 서사는 마치 불행 배틀 같은데 과연 저 서사가 다른 사람의 목숨을 갈취하는 행동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보통 사람에게 '너라면 저 게임에 참가할 것 같아?' 라는 가정 자체가 일단 쉽게 성립 되지 않는다. 사람들을 납치해서 억지로 참가하게 했다면 차라리 개연성이라도 있었을 것. 그리고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은 할아버지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학살을 벌인 다음 이상한 말을 늘어놓으며 죽는 이야기에 뭐 얼마나 대단한 메시지가 있겠어요?

 

물론 이런 류의 콘텐츠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낸다 하더라도 본 사람의 숫자만큼 유해하다. 그리구... 난 그냥 별 재미 없었어. 데스게임은 머리를 굴려야 제맛인데 게임 자체가 두뇌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