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21 러시아 그랑프리 리뷰

경기를 보긴 봤지만 솔직히 내가 뭘 봤는지 지금도 믿을 수 없다.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꽥꽥 질러댄 것말고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대략적인 흐름만 적어보는 것에 의의두기.

러시아도 3일 내내 흐리고 산발적으로 비가 왔다. 올해는 우리나라도 그렇고 전세계에 비가 많이 내리는 듯 해... 레이스 역시 웻 컨디션에서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했으나 결과적으로 벨기에처럼 미친듯이 쏟아져 레드플랙으로 몇 시간을 기다리다 끝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레이스 결과에 큰 반전을 준 요소가 되었을뿐^^

둘째날, 비 때문에 p3이 취소된다. 퀄리도 못하는 거 아냐? 했는데 다행히 비가 조금 와서 퀄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여기서부터 드라마가 시작됐다. 일단 샤를, 맥스, 보타스가 엔진교체 등의 이유로 그리드패널티를 받게 됨. 때문에 샤를, 맥스는 퀄리를 뛰는 둥 마는 중 하고 보타스만 제대로 뛴다. 여기서부터 다른 선수들의 10위권 진입이 이미 좀 널널해진 상황이었음. 근데 Q3에서 루이스가 막판에 실수를 하고 만다. 바로 피트 레인 벽에 부딪친 거임 ㅜㅜ 바로 개러지로 가 프론트윙을 바꾸고 나왔는데 남은 시간이 딱 한 바퀴 겨우 달릴 수 있는 시간이라 서둘러 달리기 시작했으나 스핀한다. 그 결과 1란도 2산쥬 3조지 라는 아주 신선한 조합으로 경기를 시작하게 됨. 란도는 이것이 첫 폴포지션이라고 함.

Q3 루이스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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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was a messy end to Q3 for @LewisHamilton A tangle with the pit wall led to a race against time for his second flying lap, which ended with a bit of a spin 👀 #RussianGP #F1 https://t.co/PaSUmxHD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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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레이스는 너무 흥분하면서 봐서 그런지 하나도 기억나질 않는다. 페라리 산쥬가 내 예상과 다르게 초반에 치고 올라와서 선두를 지키길래 나 진짜 오늘 이탈리아 국가 듣나?? 설레발로 안절부절 하였던 기억과... 뒤에서 스타트해 단숨에 순위 올려버리는 샤를의 놀라운 퍼포먼스 밖에 기억 나지 않음.

샤를의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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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투휠도 꽤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셉과 샤를 휠투휠. 근데 이제 거기에 맥스를 끼얹는. 셉과 샤를 휠투휠 자체도 좀 재밌었다. 약간 휠투휠 경지에 오른 두 사람이 절대 부딪치지 않으면서 갖가지 스킬을 다 보여주는 느낌. 물론 타이어도 다르고 샤를이 충분히 추월할 수 있는 조건이었는데 쉽지 않아서 슬펐지만... 뒤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맥스가 단숨에 두 사람을 추월해서 좀 더 슬퍼졌다고 하네요. 하지만 재밌었음. 저는 돈 주고 이런 거 봅니다. 맥스는 꼴등으로 시작해 p2로 마무리 한다. 이정도면 그냥 퀄리파잉 안 뛰어도 되는 거 아냐?

알고보니 3명의 휠투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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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had drama from start to finish in Sochi Watch the best action from the #Russia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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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권은 미디움을 중하위권은 미디움과 하드 타이어를 끼고 달렸기 때문에 핏스탑 타이밍이 많이 갈렸는데 어느 팀 하나 제대로 핏스탑 제대로 한 곳이 없고 4초 5초 이런 식이 많아서 욕하느라 바빴다. 근데 페라리는 샤를 핏스탑을 너무 안 시키는 거임. 정말 이상한 전략이었다.. 빵스탑인가 하면 그것도 아님. 바꾸고 얼마 되지 않아 비가 쏟아져서 울며 겨자먹기로 달리다가 결국 gg치고 인터 갈아낌.

아무튼 경기 내내 차들 간격은 나름 촘촘한 편이었는데 레이스 후반부에 비가 온다는 거임. 설마 했는데 진짜였다. 6랩 남기고 쏟아지기 시작함. 그때 란도와 루이스는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하고 있었는데 레이엔이 들어오라고 하자 둘 다 거부함^^ 그러다 빗줄기가 거세지자 루이스는 바로 다음 바퀴에 핏스탑을 했고 란도는 어떻게든 슬릭으로 달려보려했지만 내리는 것은 장대비였다. 샤를 역시 란도와 같은 선택을 했다가 순위가 저세상으로 떨어짐. 많이 실망했는지 끝난 후 소감이 아주 슬펐다. 다음에 레드불에서 또 오라 그러면... 꼭 다시 생각해봐. 페라리에겐 전략이랄 것이 없다.

빗속을 슬릭으로 달리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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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ment a first #F1 win finally slipped away from Lando Norris #RussianGP https://t.co/W3ofVyM6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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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6바퀴가 얼마나 혼파망이었는지 이 차트가 잘 말해주고 있다. 저기 라인이 미친듯이 엉키기 시작하는 부분이 바로 비오는 구간임. 샤를 순위가 정말 드라마틱하다^_ㅜ

100승을 달성한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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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wins? Impossible, right? Not anymore #MondayMotivation @LewisHamilton https://t.co/3mHm2cIqX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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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로 루이스는 100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이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1등 가져가다니 괜히 7챔이 아닌 걸 다시 한 번 증명한 셈. 산쥬도 우여곡절 끝에 포디움3위에 올랐다. VAMOS SAINZ!

빗속의 휠투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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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the most dramatic of finishes in Sochi, a debrief between @LewisHamilton and @LandoNorris 💬 #RussianGP #F1 https://t.co/c2SnM3M8z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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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올 때 피트에 들어오기 싫었지? 야 너두? 야 나두! 를 시전하는 루이스. 100승 경기에서 영국 루키와 선두 경쟁을 벌인게 지금 생각해보니 꽤 상징적이다. 영국 드라이버 선수층이 두터운 것 같아 부럽기도 하고 기대도 됨.

샤를 르클레는 에클레어를 좋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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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now on, he's Charles 'L-eclair' 🍰 😆 But don't forget Panettone-io Giovinazzi 😉 #RussianGP #F1 @Charles_Leclerc @Anto_Giovinazzi https://t.co/NcrUO0ki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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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어린이의 언어유희인데 에클레어가 뭔지 모르는 란도. 어쨌든 둘 다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러시아GP 할 때마다 푸틴 시상하러 나와서 쿨다운룸 분위기 얼어붙고 그랬는데 몇 년 전부터 보이지 않네. 나이 좀 드니까 눈치 좀 생긴 건가^^?